세상 본 이야기/2창수의 세상 미술 이야기

일단 기르고 보련다 ‘콩나물’

2창수맨 2014. 7. 5. 19:24

일단 기르고 보련다 ‘콩나물’

 

 

 

잡종 Artist 2창수

 

2012년 안덕벌에서 문학하는 말쑥한 청년이 안덕벌 노인정을 방문했다. 그는 거기에서 시간이라도 때워볼 요량으로 노인들 인터뷰를 시도했다. 개개인 역사가 그들의 것이지만 이렇게 모인 역사는 시대의 기록이 되었다. 이렇게 작은 변변찮은 시도가 완성이 될 즈음 개개인의 50여년 이전 역사가 기록되어지고 이러한 기록을 뒷받침하느라 또 다른 조사를 하고 하다 보니 그럴싸한 시대의 아픔이 묻어있는 안덕벌 이야기가 만들어 졌다. 억지로 만든것은 아니었지만 도시외곽의 외진 마을의 과거는 좋을 리 없었다. 과거 해방 후 몇 년, 곧 6.25 전쟁이 일어났고 전쟁이 끝날 즈음 산이 많은 충북에서는 보도연맹 사건으로 많은 양민들이 학살을 당했다. 도시 외곽에 존재하던 안덕벌은 피난촌이기도 하였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었고 그들을 믿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에 의해 많은 청년들이 살해를 당했다.

 

젊은 과부들의 전설은 이렇게 시작 되었다.

 

당장 먹고 살길이 없었던 과부들은 안덕벌 좁은 농토에 자신의 품을 팔곳도 여의치 않았다.하지만 토끼같은 자식새끼들의 입에 풀칠은 해주어야 했다. 과부들은 몰려다니며 지독하게 이일 저일을 하였다. 그래서 ‘안덕벌 떼과부는 지독하다.’라는 그냥 말이 있다. 그 말에는 생존에 대한 처절함이 묻어있다는 말이다. 그러한 떼과부들 중에 몇몇은 집에 콩나물을 키워 옛 청주역 앞에서 노점을 했다고 한다. 그러한 이야기를 다시 가지고 와 우리 마을 공동체를 살리는 전통의 역사를 만들어 보려 콩나물을 키우게 되었다.

 

2013년에는 마을 주민들과 유행하는 마을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또 한번 그냥이라는 생각으로 주민과 계획을 만들었다. 안덕벌은 그간 연초제조창이 신탄진으로 이전하면서 덩그러이 남겨진 공터와 빈 건물이 있다. 그 빈터는 돈이 부족한 청주시가 언젠가는 꼭 개발하리라는 원대한 계획만 있는 그냥 빈터다. 이러한 빈터의 활용도를 주민들에게 돌려주고자 공동 사업장을 구상하게 된 것이 콩나물 공장이었다. 1년 여간 마을 주민과 이야기만 주고받고 마지막에는 덕벌 주식회사라는 콩나물 공장 기획안을 만들게 되었다. 나름 공장의 규모, 위치, 장소, 사업 계획을 갖추어 놓았지만 현실화하기에는 전력을 다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2014년 좀 더 진화가 되었다. 이야기로만 있던 파랑새는 이야기로 있을 때 절대 현실에 없지만 날아가는 까마귀에 파란색이라도 칠하면 이제 파랑새는 존재 할 것이다. 이런 마음까지는 아니었으나 실재 콩나물을 키우며 나누고 있다. 키운 콩나물로 주민들이 나누어 먹는 좋은 마을 공동체가 되기를 꿈꾸며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면 진짜 콩나물 공장을 건립하여 마을 주민 모두를 위한 공장이 공터에 건립될지도 모른다. 5월 28일 마을 주민들이 키운 콩나물로 작은 마을 잔치를 했다. 그간 반신반의 하던 주민들도 오신 분들은 맛있게 식사를 하셨다. 10월에 열리는 안덕벌 축제 때도 수염 잔득 달린 질긴 안덕벌 콩나물을 시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맛있다. 그 맛에는 딴데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인데 10월 안덕벌의 콩나물 맛의 비밀을 밝혀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