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 샤울라거 미술관이 건립된다?
시건방 2012, 3월호
(가칭)국립 미술품 수장.보존 센타 건립 추진
예술가들의 분비물인 예술품은 시대를 지나 남는다. 사람들처럼 한시적 생명체가 아니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상당히 길게 간다. 대다수는 그냥 사라지지만 몇몇 시대와 잘 조우한 미술품들은 길이길이 남는다.
그러나 곰브리지의 “미술은 없고 미술가만 있을뿐이다.”란 말처럼 청주에 오는 미술품을 위한 이 공간이 10년 이후 청주 미술을 미래로 열어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 든다. 시대에 따라 달리 읽혀지는 미술품들보다는 그런 미술품을 만드는 미술가들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술가들에게 자극을 주는 공간은 수장고나 보존센터는 분명 아니다. 그런 것을 보고 자극을 받는 작가도 있겠지만 미술품을 위한 공간이 지역 미술의 질을 높이는데 별반 일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장고의 역할 외에도 다른 기능을 더해 지역 미술의 질을 높이기를 기대한다. 샤울라거(Schaulager)개념을 도입한 미술관이 될 것이라고 단순한 수장고 개념 외에 또 다른 전시의 기능을 이야기하는데 스위스 바젤에 있는 샤울라거 미술관의 방식이 청주에 왜 필요한지도 고려해야한다. 일단 샤울라거 미술관은 개인이 소장한, 당대에서 읽히기 다소 난해한 주제로 하는 작품에 투자했던 에마누엘 호프만 재단의 탁월한 작품 구매가 원동력이 되었다. 1933년 시작된 이재단은 처음부터 “현재 일반적으로 이해되지않으나 미래를 위해 새로운 표현을 하는 방법들을 사용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장하는것”이 목표였기 때문이었다.
이후 호프만 가문은 많아진 소장품들을 위해 1970년대 바젤에 현대 미술 박물관을 기부를 통해 건립하게 된다. 그러나 수장고에 보관중인 작품들은 작품이 손상되며 전시가 있기 이전에는 손상된 상황을 전혀 발견 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게 된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작품 연구를 위해 작품을 찾기에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 한계를 극복하고자 새로운 계념의 전시형 수장고가 샤울라거 미술관이다.
별다른 근사한 작품이 없는 청주에 생기는 샤울라거 미술관 형식의 수장고는 어떤 방식으로 관중에 관심을 끌것인지에 대한 고려를 해야한다. 샤울라거 미술관이 있는 스위스 바젤에는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아트페어가 있다. 이러한 축제시기에 보여줄 수준 높은 작품을 구매해놓고 선보이기 위해서는 수장고가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이런 단순 기능을 하기에는 다소 밋밋한 관계로 수장고를 막힌 공간이 아닌 다른 기능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런 기능이 바로 샤울라거 미술관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곳 역시 전시의 개념보다는 개방형 수장고를 의미하는 것이다. 만일 샤울라거 미술관처럼 한다면 지역 미술 발전에 어떻게 이바지 하겠다는 것인가? 실제 샤울라거 미술관을 일부분만 관객을 위해 개방하는데 1년에 1차례에 걸쳐 몇 달간 부분만을 개방만 한다.
2003년~2011년 까지 있었던 전시
Francis Alÿs: Fabiola
12 March to 28 August 2011
Matthew Barney
Prayer Sheet with the Wound and the Nail. jeun. 12 to October 3, 2010
Holbein to Tillmans
Prominent Guests from the Kunstmuseum Basel. April 4 to October 4, 2009
Monika Sosnowska / Andrea Zittel
Monika Sosnowska. Andrea Zittel. 1:1. April 26 to September 21, 2008
Robert Gober
Robert Gober. Work 1976-2007. May 12 to October 14, 2007
Tacita Dean / Francis Alÿs
Tacita Dean. Analogue: Films, Photographs, Drawings 1991-2006
Francis Alÿs. «The Sign Painting Project (1993-97): A Revision»
May 13 to September 24, 2006
Jeff Wall
Jeff Wall. Photographs 1978-2004. April 30 to September 25, 2005
Herzog & de Meuron
No. 250. An Exhibition. May 8 to September 26, 2004
Roth Time
A Dieter Roth Retrospective. May 25 to September 14, 2003
그나마 기획전을 보기에도 날짜를 맞춰야 하지만 기획전 이외에 미술관을 이용하기위해서는 여러 까다로운 절차를 또 거쳐야한다. 수장고의 개념이 더 강조된 공간이므로 운영은 1년에 한번 하는 일반인들을 위한 전시가 일정한 날에 부분 개방되고 전문 미술인, 관계 종사자들에게는 예약을 통한 개방을 하고 있다. 만일 청주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운영을 한다면 아무리 뜻뜨미지근한 충청도 사람들이라도 참지 못 할 것이다. 개인 재단에 의한 미술관과 국립 미술관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개방형 수장고의 개념이 도입된 샤울라거 미술관은 현대 미술의 특징적 작품들인 설치, 영상등의 작품의 보관 중 특히 설치 작품의 보관에 탁월한 기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치 작품은 설치와 해체 시 계속 발생되는 작품 파손을 최소화 하기위해서는 설치를 계속 해두는 것이 좋다. 사진이나 또 다른 영상으로 기록을 해놓아도 본 작품처럼 감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000ⅿ²의 크기에 이런 설치물들이 들어온다면 볼만하긴 하지만 수장고의 충분한 성과를 내기엔 그래도 작을 듯 하다. 그래도 그정도의 작품들이 들어온다면 우리나라에 중요한 미술관 역할을 충분히 할 만큼의 멋진 공간이 될것으로 생각은 된다. (개방을 전제로 했을 경우이다.)
현대 미술은 다양해져있다. 이러한 미술품들을 미술관에 광범위한 미술을 다 담당하기는 어렵다. 문화 선진국에서는 근대, 현대 미술관으로 나누어 놓고 각기 지역에 맞는 미술관으로 분류를 해놓는다. 이렇게 하면 각기 분류된 전문 지역 미술관이 생겨난다. 정부 미술품을 보관하고 분류하기 좋고 지역에서는 나름 의미 있는 지역 미술품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한다. 작은 도시에 있는 미술관도 무시 못 하는 전문성을 가질 수 있다. 청주는 영, 호남권으로 교통망이 잘되어 있으며 국제공항까지 갖추고 있다. 게다가 콘크리트로 된 거대한 건물까지 이미 지어져있다. 교통망이 잘 가꾸어져있는 청주에 초 현대 미술관이 들어오기를 기대한다.
이곳으로 이렇게 오는 미술품들은 청주를 위한 것은 아닐 지라도 청주에서 지속적인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만일 청주에 보관중인 미술품을 사용하지 못하고 1년에 한번 있는 특별전의 방식으로 운영이 이루어진다면 청주는 건물만 빼앗기고 하소연도 못하는 불쌍한 꼴이 될 것이다. 이전부터 미술계가 해왔던 일들을 생각하면 좋지 못한 수준 낮은 전시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유명한 전시는 고흐나 피카소 처럼 이미 완성된 작가의 작품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제시할 새로운 미학 개념에 대해 논의 하는 작품이 여야 한다. 과거적 감성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작품을 언제까지 현대 미술이라 우길 것인가? 지역에 힘있는 미술 세력들이 이 공간을 사유화 하려는 시도 또한 절대 있어서는 안될 것이고 서로 경쟁하는 체제를 유지하기를 기대한다. 청주시는 보관중인 미술품으로 좋은 전시를 기획하는데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잘 유지 되도록 이론과 작품으로 지역 미술가들도 대응 할 수 있는 공간도 근처에 마련 되길 기대한다. 국립 현대 미술관과 지역 미술계에서 하는 기획전을 동시에 개최하여 서로의 비교를 통해 더 나은 미술로 자연스럽게 진화 될 것이다.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하는 기획 공간과 지역미술계가 운영하는 기획 공간이 근처에 마련되었으면 한다.
과도한 내용일지 모르겠지만 수장고의 주위에서는 오염 물질의 배출이나 소음등의 규정이 강화 될 우려도 있다. 축제의 큰 소음 등이 보관중인 미술품에 공명(resonance, 共鳴)현상을 일으켜 파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나름 잘된 평가를 받던 청주 국제 공예비엔날레를 주위에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위의 사유 재산들도 여러 가지 제약을 받을 것이고 수장고로 인한 효과보다는 제재가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과도한 우려 까지도 미리 서류상으로 준비하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정확한 액수는 실무진이 아니라 모르겠지만 대전 시립 미술관의 백남준의 ‘거북선’ 이란 작품을 옮기는 데에도 막대한 금액이 소요된다고 하였다. 소문으로는 2억이라는 금액이 옮기는 비용으로 들었다고 하는데 과연 청주 수장고에 들어온 작품을 청주 시민들에게 전시 관람으로 개방 해주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꾸준히 전시 기획에 쓸 수 있을 것에 대해서는 회의 적이다. 결국 전시를 한다고 하더라도 쉽게 할 수 있는 전시 기획 중심으로 될 것으로 생각된다. 촌놈들 현옥 시키려고 샤울라거 라는 개념으로 이야기 해놓고 한국에서만 아는 얄팍한 세계적 작가 전시만 한다면 청주시는 국립 현대 미술관에 사기 당한 꼴이 될 것이다. 이런 일이 되지 않도록 지역에서 대응팀이나 운영에 대한 미리 알아 볼 수 있는 정보의 공유 또한 명문화 시켜야 할 것이다.
지역 미술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좋은 전시를 기획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다. 수장고가 꼭 들어오기로 이미 계획이 되어있다면 비어있는 공간을 사용해 주어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그로인한 요구 조건을 만들어 관철 시켜야한다. 수장고 기능 외에 전시 기능을 담당할 장소를 몇 군데 만들어 놓고 기획자들은 최대한 많이 들어와야 한다. 그곳에는 수장고처럼 죽어있는 공간이 아니라 매달 혹은 분기별로 계속해서 바뀌는 살아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지역 학교 졸업생들 일자리 늘려 주려 대학별로 일정 인원 넣어주는 방식으로 ‘기획자 뽑았어요’라고 한다면 청주 미술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지역을 후지게 만드는 원흉이 되지 않기를 란다. 부끄러운 줄 모르는 습관적 사람들에게 맡겨서 냄새나고 후지게 만들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청주의 대표적 죽은 공간인 청주의 자랑 김탁구 위인관 처럼 되어서는 안된다. 근대 건축물에 대한 집필자가 나에게 김탁구가 청주 태생이냐고 진지하게 물어본 일이 생각난다. 역사적으로 환경적으로 별반 의미 없는 일에 큰 의미를 두고 추진한 김탁구 전시체험관은 근대 건축물 집필자 눈에 보더라도 청주에서 자란 제빵왕으로 보여진 것이다. 청주 미래 문화 목표를 드라마에 맞추어 놓는 것이 타당한가? 부산물인 세트장이 성역화 되어 가고 있다. 이제 시작할 지역 미술문화 목표물을 수장고로 하려한다. 바젤에 있는 미술관 이름을 본딴 방식인 샤울라거 개념이 대단한 것처럼 포장해서 말이다. 수장고 보다는 조금 나은 수장고 뿐 인데도 사람오지 않는 김탁구 전시체험관과 하는 일 마다 사람 못 모으는 첨단문화산업단지와 연계하는 원대한 뚝심의 열정을 보여 주려한다. 왜 문화체육부와 기획제정부에서 건립 전액을 국비지원으로 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한다. 근처에 있는 조각 작품들과 연계하는 계획도 이야기 하는데 공예품과 예술작품을 구별 못하는 대책 없는 이야기 말고, 나중 오는 국립 현대 미술관에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리가 필요 할 것이다.
다양한 일들이 시행될 쯔음엔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시민의 문화욕구 해소, 삶의 질 향상, 새로운 문화 향유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 하는 것이다. 청주가 아무리 일자리가 없다고 해서 일 안하고 시민 프로그램 참여 할 만큼 시간이 많지는 않다. 정말로 시민들을 위해 고민을 한다면 공공 기관 근무 연장과 공공시설 운영 시간을 밤늦게까지 하는 것이 시민의 욕구, 삶의 질, 문화향유의 장을 수반한 시민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청주에 오는 미술품들은 청주를 빛낼 수 있는 미술품일까?
이번 일을 추진하면서 세계적인 미술관의 건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세계적 작품이 없는 세계적 미술관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이므로 앞으로 어떠한 세계적인 미술품들이 소장 되는지 소장 목록을 시민들에게 알리기를 기대한다. 청주시에서는 소장 목록을 조목조목 조사하고 이것이 청주 미래 미술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해 대응 조사를 이루어야 한다. 좋은 일인데 더 좋은 일로 만들려는 마음을 담는다.
Artist 2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