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리뷰 시방 아트 2창수 기사
“시방이 어느 땐데 예술행정이 이 모양이여” | ||||||||||||||||||
문화예술 월간지 ‘시방ART’ 발행인 이창수 작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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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이 어느 땐데 예술행정이 이 모양이여.” 지역의 예술행정을 비판하고, 갖가지 예술 정보를 수록한 월간문화예술정보지가 첫 선을 보였다. 잡지의 이름은 ‘시방Art’다. 충북의 예술가들이 공유하는 잡지의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 사투리인 ‘시방’을 이름에 가져왔다. 현대미술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시방Art’ 발행인 겸 기자는 현대미술 작가인 이창수(40)씨다. 마지막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작업실에서 만난 이 작가는 추위가 사라질 만큼 뜨겁게 지역 문화행정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이제는 충북 사람이 다됐지만 이 작가의 고향은 서울이다. 목원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유학 후 아내와 함께 정착한 곳이 청주다. 가난한 예술가가 작업실로 선택한 곳은 안덕벌의 한 주택. 난방도 시원치 않은 이곳에서 그는 창작활동과 원고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쉽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시방Art’ 창간호가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산고를 치렀다. “틈틈이 해나가면 되겠지”했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덜컥 겁이 난다. 지역의 갤러리를 다니고, 동료 작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전해 듣고 글로 쓰는 것은 오히려 어렵지 않았다. 그보다 글과 그림을 모아 한장 한장 읽을거리를 만들고 잡지로 만들어져 펴보기까지, 비용이나 수고가 짐작한 것 이상이었다. 이 작가는 “일은 저질러 놨는데 매달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아직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았다. 이 작가는 지역의 작가들을 대변하고, 지역 미술발전을 위해서 예술잡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문화도 그렇고 행정도 마찬가지다. 서울을 좇기 보다는 지역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 자신의 철학을 말했다. 그는 지역의 문화행정과 관련해 “비판세력이 없다. 작가 개개인이 목소리를 낸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비판을 통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언론매체라고 생각했다”고도 말했다. 이 작가는 청주에 와서 미술창작스튜디오나 하이브 같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가난한 예술가는 모여야 힘을 얻는다”고 말하는 이 작가의 말에서 ‘시방Art’의 제작의도가 드러난다. 그는 이제 시작하는 ‘시방Art’가 지역 예술계를 정화하는 매체로 성장하길 기대했다.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 같은 것이 있었다. 작품 활동도 무엇 하나에 국한되기 보다는 새로운 소재를 찾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리를 화폭삼아 그림을 그린다. 여러 장의 유리에 그림을 그리고 이들을 일정한 간격으로 세 겹 네 겹 겹치면 하나의 작품이 된다. 아직은 어떤 장르라고 구분할 수도 없을 만큼 흔치않은 시도다. 그가 유리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5년 전이다. 2007년 뉴욕현대미술관에 전시된 유리를 소재로 한 마르셸 뒤샹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
잡지를 발행하는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무가지로 발행되는 ‘시방Art’ 창간호로 1000부를 만들었다. 다음 달에 선을 보일 두 번째 호는 2000부가 될 수도 있다. 이 작가는 “혼자 북치고 장구치다보니 자칫 내 관념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글이 될 수도 있겠다는 것이 가장 큰 우려”라며 “기왕 시작한 만큼 객관적이고, 동료 작가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잡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