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복기형 - in the july of Seebang Art
복기형 조각가
Artist 2창수
작가들은 힘들다. 자신의 동심은 유지한 체 주위 사람들의 동심을 빨리 잊게 만드는 마음 아픈 현실과 힘 싸움을 하고 있다. 충주 호수 근처에 좋은 작가가 고단하게 둥지를 틀고 있다.
생각보다 길 찾기가 어려워 티격태격 하며 물어물어 성마루 미술관에 도착했다. 자그만 연못과 잘 정돈된 정원은 주인의 정성이 느껴졌다. 단순한 미술관의 외모와 작은 미술관 명패는 소박한 마음을 보여 주는 것 같았다. 그래도 더 바라는 나의 마음엔 미술관의 독특한 색깔이 더했으면 했지만 도움 없이 소소히 운영하시는 관장의 모습에 괜한 짐을 맡기는 것 같아 입을 다물었다. 맑은 개울물을 옛날 물 펌프에 연결해 연못으로 물이 계속 흐르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냥 마셔도 된다는 말에 얼른 맛보았다. 맛은 그닥 ~~
복기형 작가는 여러 차례 전화를 드렸기에 우리가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수한 복기형 작가의 모습에 서울의 뜨고 싶어 안달 난 여느 작가들과 다른 단아한 멋진 작가의 모습이 보였다. 다행이 소소한 개인전이 오늘까지라 먼지 털어내며 작품을 꺼내거나 하지 않고 쉽게 최근작을 볼 수 있었다. 복기형 작가는 대전이 고향이다. 태어난 곳은 청양이었지만 대전으로 이사 와서 줄곧 그곳에 있었다. 그러다 차츰 도시가 작가를 밀어내었다. 도시에서 살기엔 힘이 들어서 이곳까지 흘러왔다.
나도 예술가지만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어떻게 예술가가 되었는지? 기초적 생활하기도 쉽지 않은 직업이기에 40대 중반이 되도록 작품을 놓치 않는다는 것에는 꼭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 의지 등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삶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복기형 작가역시 단순한 이유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중학교시절 미술선생님의 칭찬으로 마음 한구석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했다. 그러나 여느 부모님처럼 반대를 하셨고 말 잘 듣는(내 느낌으로 상당히 어른 말씀 잘 들었을 것 같다.)인상의 복 작가는 그냥 공부를 했다. 대학에 떨어지고 재수 중에 다시 미술을 하고 싶다 했고 미술 대학으로 진학을 하게 되었다. 그러기가 이제 25년이 된 것이었다.
보통 조소 작가들은 덩어리와 질량을 이용하는 작품을 선호한다. 평면 미술과 다른 방법에 대한 만족을 강조하기 위해 더욱 그러했던 것 같다. 그리고 노동의 집약적 방식을 따르다보니 사고가 단순화되기 쉽다. 그러나 복 작가는 이런 조소 작품들의 생각을 허문다. 최근 작품에는 관념 드로잉이라 일컬어지는 작가의 독특한 방식이 있다. 물체 질량에 의존하는 작품을 만들지 않는다. 사물에 대한 기억을 관념화 하여 아세트지에 싸인펜으로 그리고 그려진 그림을 다시 입체로 만드는 과정을 한다. 기억에 의존한 물체 그리기다. 그 기억에는 각기 다른 사람들에게 시킨 것으로 각기 다양한 고정 가치관을 약간이라도 비교해 볼 수 있다. 우리가 본다는 것에는 그 사람이 어떤 과정과 상상을 수반하는가가 내포되어있다. 결국 우리는 본질을 보지 못한다. 나의 과거 기억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에서 출발을 해야 할 것이다.
그는 예술가라는 삶이 지역에서 잘 살기위해서는 예술가적 우쭐한 생각을 놓았을 때 가능한 것이라 한다. 이렇게 나를 놓았을 때 새로운 친구들이 생기는 것이다. 다른 분야의 친구들도 만나게 되고 같이 즐거움도 나누게 되는 삶, 남의 관점을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것이 사회적 예술 활동의 기본 이라는 것이다.
“예술이 비장해 지지마라.”고 하는 그의 말에는 그동안 많은 작가들이 나를 위한 예술보다는 보여주기 위한 작업에 열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실을 이해하고 순응하는 삶, 소리나지 않게 조용히 노력을 하겠지만 삶에 대한 겸손함이 연약하지만 강한 예술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한다.
예술 행정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거대함만 찾고 있다. 결국 끝은 빈 껍데기만 요란한 예술가 단체 존립이나 도와주는 것이다. 별다른 도움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지역에 유능한 예술가는 작품 포기를 고민하며 있다. 어느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작업실에서 도시 쪽을 바라보며 얼마나 더 고통을 토해내야 하는가? 과연 내일엔 해가 뜰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