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만족을 위한 선택 - 캠벨 수프 통조림
Artist 2창수
이 그림은 마켓에 가면 손쉽게 놓여있는 대량생산된 깡통을 그린 그림이다. 한국에서 즐겨먹는 종류는 아니라 쉽게 찾기 어렵지만, 마음먹으면 아직도 구할 수 있는 판매되고 있는 상품이다. 그러나 겉모양을 보고 골라서 먹다간 낭패 볼 것이다. 이 통조림은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3분 요리 버전의 음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위의 새롭지 않은 것도 미술의 소재가 되었다.
앤디 워홀은 이러한 깡통 수프를 기계적으로 반복 제작하여 배치해놓은 것을 보고 작품이라 했다. ‘일반적인 것에 대한 미적 감각을 찾는 방법을 통해 우리 주위 모든 것이 미적 소재가 될 수 있다.’라는 것을 주장한 것이었다. 과거 미술은 보통 인간이 감히 대응할 수 없는 거대 자연이나 신, 황제 등에 대한 찬양적인 미술을 보여주었지만 산업의 발달로 인해 대중에게 권력이 넘어가던 시대표현을 위해 앤디 워홀은 산업품인 콜라병이나 수프 통조림과 같은 대중과 친밀한 소재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보다 산업적, 대량표현을 위해 판화로 찍어냈다. 그러한 산업화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기 위해 예술품을 만드는 공장(The factory)을 만들어냈고, 예술 노동자(art worker)를 고용하여 예술품을 대량 생산해낸 것이다. 그의 선택은 20세기 대표적 문화를 잘 해석하였고 그의 해석과 여러 추종자를 거쳐 오늘날 유행하는 팝아트(POP ART)를 만들어 낸 것이다. 단순하게 변화된, 좋은 말로 대중 친화적인 팝아트는 전 세계의 표면적 아름다움을 탐닉하는 대중의 좋은 장식품이 되어 정신적 부재에 시달리는 한국에도 유달리 유행하였다. 집안 아무데나 슬쩍 걸기 좋고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 없는, 산뜻한 장식을 원할 때나 가격만 맞는다면 선물로 주기도 부담 없는 그림이다.
그래도 팝아트는 나름의 법칙이 있었다. 단순히 대중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그렸다 해서 팝아트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일예로 다른 나라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귀국하여 한국에 진정한 팝아트를 보여주리라는 야심찬 계획으로 지하철 벽면에 팝아트를 제작하였지만 대중에 의해 철수되던 한국팝아트의 기수도 있었다. 팝아트의 주체는 작가이지만 그 캐릭터가 공공장소에 놓이며 공공미술이 되었을 때는 대중소통의 결과물로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성에 기반을 둔 팝아트가 대중에게 배척을 당할 때 그것도 팝아트로 해석 되어져야 하는지 재미있는 현상이 생긴 것이다. 홍대 앞의 말초 신경을 슬슬 건드리는 표면적 예술에 즐거움을 느끼는 표현이 팝아트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볼 문제이다.
당시 미국 팝아트는 급성장하는 경제로 생겨난 일반 수집가를 위한 미술대중화의 시도였고, 이러한 근거가 대중미술운동인 팝아트가 된 것이다. 대중일상을 찬미하고 수집가 생활환경 미화를 통한 만족감 제공이 필요했기에 자연히 그들 주위 평범한 것이 소재로 등장했던 것이다. 작품 많이 팔기위한 아부적 성격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대중은 장식미술의 장식성을 좋아하여 아이들 방에 포인트 벽지처럼 가볍게 걸기도 한다.
팝아트는 관점의 다양함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 주위의 모든 것, 일상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시도가 개인 작가적 관점에 심취되어 내가 아름다운 것이 아름답다고 주장하는 협소한 아류작가도 많아졌지만 자신의 논리만을 맞다 주장하는 이상한 논리처럼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현재 한국에서 있는 대표적 사건이 역사를 단일적 시각으로 정리하려는 시도이다.
시대의 올바른 가치를 만들기 위해 역사의 관점을 통일 시킨 한국사 교과서를 만든다 한다. 조선시대가 망해갈 때 일본에 붙어 양민들을 착취하다가 해방이 된 오늘에는 조선시대 때 조상이 높은 벼슬에 있었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시대에 어떠한 가치관으로 교과서 단일화를 만들고 정리 하려는지 걱정이 앞선다. 오늘의 한국 교육의 목적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에 있고, 서울대학교 몇 명을 보냈다는 것이 고등학교 수준의 척도이다. 그렇기에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좋은 점수 받을 확률이 좋은 교과서를 선호된다. 한국사를 보는 가치관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이 오로지 좋은 점수를 만들기 위한 교과서가 중요하다 생각한다.
주위에 있는 평범한 것을 아름답게 느끼면 분명 더 행복한 삶을 살수 있다는 방법을 보여준 팝아트이다. 인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일상에서도 관점변화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역사 보는 것을 관점 하나로 정리 하려는 것이 미래 한국을 위한 일인가를 미국산 깡통 수프 통조림 보면서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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