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본 이야기/2창수의 세상 미술 이야기

충북예총의 의학이야기- ‘정관 수정’

2창수맨 2014. 11. 1. 22:38

충북예총의 의학이야기- ‘정관 수정’

 

 

 

 

 

 

 

 

Artist 2창수

 

문득 신문을 보았다.

충북예총회장선출과 관련된 이야기였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역 예술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리고 예술단체는 대안을 발표해야 한다. 그것이 지역 예술인 약간의 명예라도 지키는 방법이다.

 

2013년 1월로 거슬러 가는 일인데 선거 몇 일 전 회장 추대를 위해 출마자격을 맞추려고 슬그머니 정관수술에 들어갔다고 한다. 집도는 충북문인협회장Y씨라고 한다. 사실 난 문인협회장 Y씨가 누군지 모른다. 연씨인가, 윤씨인지 아니면 또 다른 성씨인지 모르겠지만 관련 있는 문인이면 알까? 어찌되었든 신문에는 Y씨로 표기되어있었다. 문제는 회장 출마자가 회원자격이 안 된다는 것에 있었다. 아마 예총회장은 회원에서만 뽑도록 되어있는 규칙을 지키기 위해 회원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단체를 만들거나 협회를 만들 때면 회원정관에 관한 것을 무척 신경 쓴다. 협회운영방안과 단체추진방안 등이 정관에 명시되어있기에 정관을 중요시 하는 것이다. 정관을 믿고 그것에 따른다는 것은 서로를 믿지 못하거나 합의가 안 된다는 것에 있다. 같은 마음을 서로 갖지 못하고 딱딱한 서류 글을 보고 글에 모든 회원마음을 맞추는 것은 분명 올바르다고 보기 어렵다. 단체의 정관은 어떠한 분쟁이 일어날 때 그 분란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것으로 우리가 법원을 찾아가는 것처럼 최후의 방법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정관을 몰래 바꾼 것은 어떠한 의미에서도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다. 회장 출마자를 위한 맞춤식 정관 개정은 북한에서나 봄직한, 혹은 과거 군대 정권에서 볼 수 있는 후진적인 제황 정치의 단면이다. 이러한 것을 자유를 존중하는 예술 판에서 있었다니 젊은 예술가들이 떠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은 아닐까?

 

늦게라도 이런 소란이 생긴 것은 해결을 위한 좋은 일이다. 그러나 생길필요도 없는 일이 생긴 것은 공정한 선거를 마련 못한 단체의 무능이 크다. 선거관리를 위한 예총의 선거관리위원까지 두고 있지만 우르르 몰려다니며 일한다고 식사나 하러 다니지 않았기를 바랄뿐이다. 지역덕망 있는 훌륭한 분들이 그간 왜 어른 행세만하지 앞에 서서 이러한 것을 해결하지 못했는가를 생각하면 지역 예술계는 더욱 암울해 진다. 충북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고집도 세고, 의협심도 남다르며, 반골 기질이 강했다고 한다. 동학운동의 발상지이기도 하며 조선시대 불충, 불효의 고장이기도 하다. 일제의 저항도 남다른 고장으로 자존심과 타협하지 않는 기백의 고향이다. 그러한 기백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문학일 것이다. 모든 예술도 철학과 감성이 있으나 문학처럼 논리, 감성과 철학이 공존하며 대중성까지 겸비하기는 어렵다. 비록 문학이 문화예술계에서 가장 어려운 삶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만은 시인, 묵객들은 교육자, 문학가, 언론인 등으로 생활의 삶과 문학의 삶을 동시에 살고 있다. 이것은 문학이 그만큼 삶과 함께 하고 있기에 따로 예술장르로 나눌 필요 없는 녹아드는 예술삶이기도 하다.

 

이렇게 대중과 문학가를 나누는 기준이 애매하여 졌으니 협회장이라도 하려면 세를 구축해야 한다. 그렇게 구축되는 세는 회원의 수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회원의 수를 늘리기 위해 맞춤법 좀 틀려도, 대충 시를 지어도 다 문학가, 시인이라는 칭호와 협회 회원이 될 수 있는 영광을 돌려주게 된다. 이러한 영광을 준 추천한 인사에 절대 충성의 다짐을 하였는지는 모르나 어찌되었든 말 잘 듣는 회원은 확보가 된다. 인원 수는 민주주의에서 거대한 권력을 행사 할 수 있다. 협회는 정부로 부터 공식적으로 인가받은 협회이기에 지역문화단체로 행정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며 일을 한다. 가끔 선거 캠프에 들락날락 거리며 소일꺼리도 하고 정치인은 단체장에게 체면을 차리게 도움을 준다. 선거 때, 정치인들이 가장 낮은 자세로 있을 때 그것을 기회삼아 맘껏 소리치는 예술계~~~ “아! 름답소~..~”

 

그러한 예술인의 대표 격인 예총회장선거에 이러한 일이 있었으니 회원들 회비 대납의 문제와는 격이 다른 이야기이다. 회비 대납은 회원 수 확보를 위한 후보 간 공동편법행위라면 정관을 원하는 데로 바꾸는 것은 모든 회원을 옳고 그름을 분별 할 수 없게 만들고, 단체를 개인의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비록 약간의 조정이기는 하지만 후보가 될 수 없는 것과 후보가 되는 것은 100:0이라는 엄청난 차이다. ‘한국 사람은 한국 옆 나라 사람까지 한다.’ 라는 말도 안 되는 조항을 만들어서 옆 나라 사람을 한국 정치인으로 만드는 꼴이다.

 

문화예술예산 2%로 만들어 충청북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문화예술인의 긍지를 올리려면 예술인 스스로 도덕적이어야 한다. 무지는 그냥바보지만 도덕적 무지는 나쁜 놈이다.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면 도덕적이어야 한다. 지역예술가들이 삶을 영위하도록 만들고 싶다면 예술가뿐만이 아니라 관람자도 함께 도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정관수술은 아이 낳기를 원치 않아 정관을 겹찰 하여 사정액내 무 정자를 만드는 인공적으로 하는 무정자증 유도기술이다. 씨 없는 포도나 수박을 만드는 방법을 인간에게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충북예총의 지역예술가 씨를 없애는 것이 아닐지 걱정이다. ‘충북예총정관수정사건’ - 정관을 잘라서 다르게 묶는 바람에 씨도 안 나오는데 무슨 수정을 시킨다는 것인지 문인협회의 영롱한 문학표현에 고개가 숙연해 진다.

 

정관수술을 강요를 고백한, 지역 예술을 위해 불임 수술을 하지 않은 A씨에게 원로 문인들은 어떤 어른의 인품을 보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