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을 만들어 내는 문화예술계 전문가
Artist 2창수
정부는 부자가 되어 모든 예산을 올렸으며 그 중 문화예술관련 예산도 늘었다. 일반 대중 역시 돈이 넘치는 경제상황에서 소비를 아끼지 않았는데, 그러한 고객을 놓치지 않도록 작품의 대량화가 필요하였다. 작가는 예술공장을 지어 예술노동자를 고용하고, 그들에게 작품제작을 지시하였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자신작품을 자신도 모르게 거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작품 구매자 앞에서 작가가 직접 서명을 하였다하니 그도 작품만으로 예술을 논하기는 분명 어렵다는 것을 시인한 행동일 것이다. 그의 작품에 대한 의도는 작품이 대량으로 만들어지는 예술과 경제의 관계이다. 이 작가는 앤디워홀이다. 세계경제의 굴곡을 경험하고 다시 세계경제 중심으로 거듭나던 미국에서 예술과 경제로 새로운 문화예술운동을 벌이던 작가이다.
이러한 작가와 자신이 다를 것이 없다는 한국의 팝 아티스트 조영남은 다양한 상업갤러리와 미술계 인사들에게 칭송을 받았다. 그러나 자신이 그림을 그렸다고 주장하던 작품들이 주문을 통한 대작이라는 의혹이 나오자, 관계된 미술 인사들은 관련이 없다는 듯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나도 피해자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인터넷을 보면 조영남을 찬사하는 자발적인 기사들이 많은데 연예인, 기자, 출판사, 문화예술가 등 다양한 층에서 조영남을 대단한 예술가로 칭송한다. 조영남이 훌륭한 현대미술가라 칭하던 전문가들은 지금 어떠한 관점으로 인식하고 있을지 궁금한 일이다. 전문가라는 그들 덕에 무지한 대중은 선동되었다.
“일찍이 조영남에게 한 우물을 파라고 권했다면 대중은 예술의전당에서 그를 만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너무 큰 꿈은 인생을 재미없게 만든다는 게 그의 어록이다. 최고의 가수도 아니고 최고의 작가도 아니고 최고의 화가도 아니지만 언젠가 종합전적으로 따진다면 그가 최고의 대중예술가로 뽑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주철환 OBS 경인TV 사장, 2008.07.01.)
대중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만든 결론을 보편적인 사실이라 믿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조영남사태의 수사는 개인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더 확장되어 사회부조리를 파헤쳐야 한다. 조영남이 가난한 예술가를 이용하여 작품을 주문하고 임금을 적게 주는 것이 사건의 초점이 아니라 조영남을 괴물로 만든 사회 현상과 그를 믿고 따르게 하면서 돈벌이를 한 것을 밝혀야 하는 것이다. 엉성한 이론으로 미술가들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고소를 하는 일 말고 보다 건설적이며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을 미술계에서 제시해야 한다. 4대강 사업에 찬사를 보내던 전문가들은 아직도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주장하는지 모르겠지만 양심 있는 학자라면 본인의 잘못을 시인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조영남을 천재로 칭송하며 달콤함을 함께 누리던 사이좋은 미술비평가, 이론가, 선동가들도 이제는 가만히 있지 말고 공범의 자세로 미술계의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갤러리는 조영남 작품 구매자들에게 더 큰 재산으로 변화가 가능하다며 선전하였을 것이다. 작품 구매자의 작품인식 수준에서는 가격이 얼마로 오를지가 현재 한국의 중요한 작품 구입의 요소이다. 작품을 개인의 취향을 위한 소모품이라는 인식보다 재산으로 인식하는 한국 미술품 시장의 현주소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영남작품은 예술품이라 칭하기 보다는 장식품으로 보는 것이 맞으며 공예품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공예품이니 공장에서 만들던 값싸게 만들던 하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예품을 예술품으로 둔갑하도록 조작한 세력이 문제일 것이다. 조영남 외에 다른 유명배우, 가수들의 작품도 이미 아트페어를 통해 예술품으로 둔갑 되고 있다. 아트페어 측에서는 흥행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오랜 기간 작품을 제작한 사람은 배경이 되고, 그림 같지도 않은 작품 앞에서 독창성을 운운하는 미술 비평가, 유명인, 기자들의 모습은 이제 우리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조영남은 그를 아끼는 많은 팬이 있다. 그를 좋아하는 것에는 호방한 성격과 예상치 못한 행동을 통한 대리 만족의 제공도 한몫 했을 것이다. 이번 일로 그를 두둔할 마음은 전혀 없으나 그만의 잘못으로 모든 것을 덮는 것에는 반대 한다. 피해자라 불쌍한 모습의 무명 작가역시 공범이며 찬사를 보내던 전문가도 공범이다. 미술계에서 그를 괴물로 만드는 것에는 조력자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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