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본 이야기/2창수의 세상 미술 이야기

청주 동네에 있는 미술 스튜디오

2창수맨 2012. 12. 24. 02:00

청주 동네에 있는 미술 스튜디오

 

 

 

                                                                                                                                 Artist 2창수

우리 동네에는 많은 미술 관련 스튜디오가 있다. 시립으로 운영되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아시아 국제 레지던스와 젊은 작가 레지던스 사업을 하는 ‘하이브 캠프’, 지역 주민과 작가들 간의 연계프로그램을 하는 ‘예술 상회’, 작은 갤러리와 젊은 작가들이 모여 있는 ‘스토리 아트’ 이렇게 4군데다. 찾아보면 더 있겠지만 아직 모르겠다. 혹 더 있다면 프로그램이 잘 진행 되고 있는지 특별한 소식이 없거나, 거의 동일한 나의 행동반경과 겹쳐지지 않아서 내가 모르는 것 같다.

 

 

현재의 레지던스 사업을 진행하는 그 곳들은 자체 기금으로 운영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지원금으로 운영기금을 마련 한다. 개별적 미술 레지던시 공간들은 매년 되풀이되는 기금 마련을 위해 여러 서류를 준비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보통 그런 생각으로 예술 공간을 만든 기획자들은 전부 작가들이다. 작가 스스로 필요에 의해 만든 공간을 다른 작가들도 사용 할 수 있게 만들려는 순진한 처음 출발은 엄청난 업보로 밀려왔다. 공간의 유지를 위해 결국 자신 몸을 팔수밖에 없는 처량한 신세다. 자기가 하고자 했던 본 작품 활동은 점점 멀어지고 공간 존립을 위해 매번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한부(길어야 2년 프로그램) 연명으로 공간을 유지 시킨다. 계획이 거창 할수록 내년 사업 수행을 위해 반드시 기금을 더 많이 받아야만 한다. 그리고 기금이 없으면 좋은 사업건도 폐기다.

 

 

 

 

 

 

 

 

그런 열악과 다른 공간을 청주시는 2007년 새로운 미술문화 인프라 구축과 다양한 시각예술을 알리기 위해 청주미술창작 스튜디오를 개관하였다. 이 공간에는 2명의 학예사가 있고 몇몇 파견 공무원들의 지원과 상근예비역 생활을 하는 자원이 투입된다. 이 공간의 주요 업무는 작가들에게 창작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스튜디오 입주 작가와 외부 미술전문가들의 연계를 통해 이들의 창작능력을 배양하고 고취함에 그 목적이 있다 한다. 배양의 방법으로 작가와 비평가들의 접촉으로 작가들에게는 이론을 강화 시키고 새로운 미술 활동이 잘되도록 조언자 역할까지도 한다. 다른 동내에서 부른 기획자들이 그렇게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미 상업화와 결부되어 타 지역 스튜디오처럼 상업 갤러리와 연결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되었다. 작가들 스스로가 자본주의 시대에 맞도록 변화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관에서 주도하는 지역 예술 사업과 어떤 연결점이 있는지 도무지 해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원더플아트-청주미술제’라는 전시를 만들었다.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사생대회, 예술 공방, 아트마켓, 벼룩시장을 하였는데 작가들은 그것에 왜 참여를 해야 하는지 알기가 어렵다. 당연히 동원된 기분으로 입주 작가도 참여 했을 것인데 작가들은 지역 주민과의 별다른 소통이 없다.

 

 

그간 청주미술 창작스튜디오는 입주 작가 릴레이전이라는 개인전 위주의 작품 전만 보여 주었다. 길어야 1년 정도 상주하며 작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지역과 연계되는 기대를 걸기 어렵다. 외부 작가들이 하는 것이라고는 동내에서 밥 사먹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안한다. 지역 전시장에 오는 경우도 보기 어렵고 용암동 내에서 섬처럼 사는 것뿐이다. 잘 때와 생각 할 때 서울 생각하며 잠시 청주에서 숨고르기를 할 뿐인 것 같다. 그들이 청주에 까지 온 것은 본인에게 어떠한 이익이 될 것 같으니 온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아는 일이다. 그럼 청주시도 청주시의 이익을 위해 투자한 만큼 작가들을 쏙쏙 발라 먹어야한다. 개인전 치다꺼리나 서류 정리시키려고 절대 뽑지 않은 학예사들에게 올바른 전시 독립권을 주어야 한다. 서류정리는 딴사람 파견 보내고 학예사의 일을 학예사 다운일로 바꾸어야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대 시민 홍보만을 강화 시키면 지금 있는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처럼 이벤트꺼리나 만들어내는 장소로 전락할 것이다.

 

 

 

좋은 기획과 한일에 대한 책임 추궁을 위해 학예실장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독립적 업무를 계획적으로 지시 할 수 있다. 현재 학예사도 새로운 지원자가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야지 학교별 지원받은 것처럼 한번 뽑고 평생직장처럼 하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지역에 어린 새로운 학예사 후보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전처럼 폐쇄적으로 학예사 선출을 한다면 아무도 지원 못한다. 지역 거주자만 지원 가능 하다는 한정된 선출방식에다가 몇 가지 자격 조건은 청주 통 털어 2~3명도 안 되는 자격 조건이었다. 그 요건을 만든 사람들은 운영위 였을 텐데 이미 기존 학예사와의 관계는 수년간 이루어진 관계이니 새로움을 기대하긴 어렵다. 창작스튜디오의 운영위의 새로운 구성이 지역작가, 외부작가의 영역과 지역 미술 발전을 위해 반드시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지원이 들어가긴 하지만 눈치 좀 덜 보는 동내에서 지역성과 결부되는 레지던시도 있다. 청주에 있는 레지던시 중 가장 오래된 하이브 캠프라는 시설이 있다. 자주 거론되는 청주시 문화산업 진흥재단의 건물이 기거하는 곳인데 본명은 청주시 복합문화체험장이라는 민예총 산하 기관이다. 약간의 지원금을 받아서 받은 것보다 많은 일을 하는 곳이다. 청주에서는 별로 유명하지 않으나 타지에서는 인지도가 이미 있다. 적은 지원금이지만 안덕벌 지역에 외국 작가들을 초대하여 약 3개월간 지역민이 되는 실험을 한다. 이 후 국내 작가들도 외국으로 직접 파견을 보내기도 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계속되는 지원금의 규모 축소로 인하여 여러 명을 뽑던 작가 선출 방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별한 자기 자본이 없기 때문에 결국 지원금의 양에 따라 사업의 규모가 바뀌고 있는 불확실한 문제를 항상 지니고 있다. 하이브 캠프는 지난 4년간 지역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만드는 축제를 만들어 왔지만 올해는 그동안 아무 도움도 주지 않던 동사무소가 오히려 그 축제를 빼앗으려 하였다. 지역 주민을 위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동사무소의 그런 행위는 과장 진급을 하려는 동장의 애처로운 몸짓으로 보였다. 하지만 하이브 캠프는 그간 해오던 일을 그만 두어야 하는지 기로에 놓였다. 몇 년간 동내에서 소소하게 만들어내던 지역 축제를 동사무소가, 바뀐 동장이 자신의 공으로 가로 채려고 막대한 투자를 해서 많은 경품과 시의원들을 동원한 대규모 동내 잔치를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의심이 간다.

 

 

지역 도시재생과 함께 사업을 진행 중인 예술상회라는 곳도 있다. 사직동 653번지에 있던 대만 화교 학생들을 위해서 만든 학교가 오랫동안 방치되었었는데 그곳을 임대하여 퍼블릭 에어라는 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레지던시 사업이다. 자유로운 운영자 생활방식이 누추한 레지던시 곳곳에 스며들어 좋은 생각 위주로만 한다면 아주 자유롭다. 지역과 예술로 상생하려는 방책을 마련하고 또 시행하고 있다. 몇몇 입주작가 프로그램과 입주 작가들을 통한 지역 아동 교육 프로그램도 해왔다. 하이브 캠프나 예술상회 역시 교육을 통한 접근으로 지역민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술 상회의 경우는 과거 외국에서 온 원어민 선생으로 구성된 입주 작가들을 받아들여 원어민들의 취미 활동을 도와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로 인하여 작가들이 외국여행을 갔을 때 도움을 받기도 하는 국제 작가들 간의 사교적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과 깊숙한 관계를 잘 형성하고 있는 예술상회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공동 작업장, 마을 꾸미기, 교육 사업 등을 지역민과 함께 이끌어내고는 있지만 미술로 작품적 모습을 이끌어 내는 것에는 어려운 것 같다. 작품과 지역민과의 소통에서 연결되는 것은 아직 없지만 지역민들이 원하는 방법에 맞추는 예술은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청주시청근처 학천탕 옆의 갤러리 ‘이드’라는 곳에는 ‘스토리 아트’라고 부르는 작가 공동 작업장이 있다. 작가로 이제 막 데뷔한 어린 작가들이기에 잘하라는 칭찬을 할 수 밖에 없지만 생활고가 많은 것 같다. 갤러리와 레지던시 공간을 운영한다고 정부 지원을 받아서 공간을 운영하고 있지만 거의 대다수 문을 닫고 아르바이트 다니는 분위기다. 정부의 지원은 최초 주장한 금액을 계획대로 지출하기를 바라는 것이고 그 외 추가로 드는 경비는 스스로 마련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니 아르바이트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향 후 더 쉽고 더 나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 배우지 않아도 될 거짓으로 포장하거나 꾸미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할 수 있는 것과 하려는 것의 차이를 잘 못 느끼고 맘대로 다 할 것처럼 했다면 정직하게 인정하고 보완해 나가는 것이 미술 하는 사람 으로써 당당한 것이다. 아울러 굳게 닫힌 작업장과 젊은 사람들이 가진 에너지를 만드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청주의 레지던스들이 평일 낮에는 다들 일하러 가거나 하고 시간 날 때면 들러서 그림 깨작 거리는 사람들이 모여서 작품론으로 웅웅거리는 복덕방이 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담당자들은 다양한 문화인들과 함께 자주 레지던스를 들러서 검열이 아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직접 방문해야 하고 그들의 기본적 고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청주적인 방향을 잡아야 한다. 올바르게 일을 하지 않을 때는 다음 상황 예측이 너무 뻔하다. 곧 생겨날 시립 미술관에 대한 천기누설은 다음과 같다. 초대 미술관장은 지역 원로 교수를 시키려 할 것이고 지역 대학 출신 큐레이터로 넣으려고 뒤로 조율 할 것이다. 그 덕에 시립미술관 전시는 지역 교수 작품전을 순서대로 열 것이고 말 잘 듣고 아무런 문제없는 지역 미술계를 만들 것이다. 그간 새로운 사람을 뽑아야 하니 레지던시 기획자를 영입 할 것이고 타지 출신 이라고 다른 지역에 사는 청주지역 제자를 데려 올 것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곳에는 좋은 필요한 지원이 있어야 하지만 시나 도에서 하는 레지던시는 반드시 검열이 있어야 한다. 지역 미술계를 발전시키려 기획자가 있는 것인지 눈에 보이는 전시 기획을 시키기를 바란다.